여자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32, 수원FC)은 월드컵을 3개월여 앞둔 소집 훈련에서 지난 2019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의 참담함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을 드러냈다.
지소연을 비롯한 대표팀 선수들은 2일 파주NFC에 소집됐다. 대표팀은 오는 7일(수원월드컵경기장)과 11일(용인미르스타디움)에 잠비아와 A매치 2연전을 앞두고 있다. 이번 27명 소집 명단에는 지소연(수원FC), 이금민(브라이튼), 장슬기(인천현대제철) 등 주축 선수들이 대부분 발탁된 가운데, 부상으로 오랫동안 대표팀에서 빠졌던 조소현(토트넘)이 복귀한다.
지난해 말 발목 수술을 받았던 지소연은 지난달 열린 아놀드 클라크컵에 출전했지만 팀의 3전패를 막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잉글랜드, 벨기에, 이탈리아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월드컵에서의 가능성을 엿봤다.
첫날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선 지소연은 “발목 수술 이후 4개월이 지났는데 몸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아직 100%는 아니지만 천천히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집에 대해선 “열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잘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지소연은 아놀드 클라크컵을 통해 보완해야 할 점으로 체력과 마무리 능력을 꼽았다. 그는 “강팀들과 3연전을 했는데 잉글랜드전은 수비 위주로 역습을 했다. 벨기에와 이탈리아전은 한번 부딪쳐보자라는 생각으로 전방 압박을 하다 보니 상대도 실수를 했다. 대등한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탈리아전 패배에 대해선 “감독님께서는 현명한 경기 운영을 강조하셨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이탈리아를 이겨보고 싶었다. 그래서 마지막에 공격에 집중했던 것 같다. 월드컵에서 독일과도 붙어야 하기에 한번 이겨보고 싶었다. 비록 마지막에 실점하며 졌지만 그래도 비시즌 기간에 최선을 다했던 경기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시즌이라 체력적으로 떨어졌지만 충분히 해볼 수 있는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다. 월드컵 전까지 시간이 있기에 체력적으로 끌어올리고, 박스 근처에서 간결하게 마무리하는 결정력을 준비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지소연을 비롯해 현 대표팀의 주축 선수들은 여자축구의 황금세대로 꼽힌다. 한국 여자축구는 2010년 U-17 여자월드컵 우승, U-20 여자월드컵 3위를 차지한 선수들이 성인대표팀에 합류하며 좋은 시절을 보냈다. 2015년 캐나다 월드컵에서는 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이라는 업적도 달성했다.
현 대표팀 멤버 중 지소연, 김혜리, 임선주는 당시 U-20 여자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뒤 10년 넘게 대표팀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지소연에게는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
지소연은 “2019년 대회도 잘 준비하고 월드컵에 갔는데 참담한 결과를 가져와 그때 심정을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런 감정을 후배들에게 다시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면서 “벨 감독님이 오신 이후 좋은 스파링 파트너를 만나고, 준비도 잘 되고 있다. 월드컵에서 즐겁게,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왔으면 한다. 2019년과는 달리 기대가 된다. 또한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생각한다”며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했다.